신학기 첫 수업과 첫 강의
3월 3일(목)
어제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때문에 수업이 없었다.
오늘 2016학년도 첫 수업을 했다.
1, 2, 3교시가 나의 목요일 시간표이다.
교실에 들어가서
학생들의 이름을 부르고
왜 이 학교에 지원하게 되었는지 동기를 물은 다음에
교육을 바라보는 나의 관점을 소개했다.
내 관점은 학생들은 기술을 통해서 교사인 나를 배운다는 것이다.
나의 설명에 학생들이 고개를 끄덕인다.
3교시 마친 후에 점심식사를 하고 교문을 빠져나왔다.
오늘 진주교육대학교 교육학과 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교육과정'(2학점) 과목을 처음 수업하는 날이다.
3시부터 5시까지가 수업시간이다.
진주가 고향인 창체부장(서재용)의 조언 덕분에 진주교대 가는 시간을 30분 정도 아낄 수 있었다.
도착시간을 보니 2시 30분이다.
교육학과 과사무실을 들르니 과조교가 이미 출석부를 만들어놓고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조교에게 강의동 위치를 묻고 10여분의 여유시간이 있어서 강사휴게실을 들렸다.
이곳에서 시간강사들이 휴식을 취한다.
교사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강사휴게실을 들리니 웬지 보따리 장사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수업 시작 2분 전에 1309(3층) 강의실에 도착했다.
출석부를 통해 미리 수강생 인원수를 확인해보니 31명이다.
25명 남짓한 학생이 강의실에 앉아서 이야기를 주고 받고 있었다.
내가 들어와도 크게 개의치 않는 눈치이다.
3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인사를 하고 수업을 시작했다.
긴장감은 없다.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수업하다보니 대학교 2학년생이 비슷해보인다.
총 6개 반으로 분반된 교육과정 수업에서 나는 한 반을 맡았다.
김영천 교수님이 나머지 5개 반을 맡았다.
김영천 교수님 수업은 빡세기로 자자하다한다.
"김영천 교수님을 피해서 나에게 온 early bird들을 환영한다"는 말을 했다.
학생들이 웃는다.
김영천 교수님을 피하기 위해서 이른 시간에 수강 신청을 한 학생들이 내 수업에 왔다.
학교에서 미리 프린트한 30여장의 강의계획서를 나눠주고 한 학기 수업내용을 간단히 알렸다.
기말 프로젝트로 주변에 있는 모범적인 교사를 선정하고 이들이 어떻게 전문성을 발달시켜왔는지 인터뷰를 해서 제출해라고 했다.
일부 학생이 재밌겠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많은 학생들이 이 과제에 수긍하는 눈치이다.
일부 학생이 초등교사 대신에 다른 학교급에 있는 교사를 하면 안되냐고 묻는다.
주제를 확장해서 '가르치는 업'에 종사하는 사람을 인터뷰하면 된다고 했다.
더불어 인터뷰 대상자를 찾기 힘든 학생들을 위해서
자신이 지금까지 받은 학교교육 중에서 기억에 남는 선생님의 수업방식을 기억을 더듬어 작성하게끔 했다.
단 약간의 패널티는 있는 말을 했다.
매주 발표자를 정해서 내용을 발표하고 내가 코멘트 하는 형식으로 수업이 전개됨을 알렸다.
발표자까지 정하니 1시간이 훌쩍 넘었다.
첫 날부터 2시간을 풀로 수업할 마음이 나에게도 그리고 학생들에게도 없음을 알고 수업을 마쳤다.
대학교 때 놀기만 하던 내가 대학 강단에 서다니... 많이 성장했다.
그러나 여전히 모르는 것이 많고 깊이가 부족하다.
올해 성장하는 내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