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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현상

연구자로서의 교사

기술교육 2016. 5. 16. 20:59

교사는 전문적인 연구자가 될 수 있을까? 다시 물어보자. 나는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동시에 교육현상을 바라보는 전문적인 연구자가 될 수 있을까?

 

학교 현장에서는 연구자를 반기지 않는다. 이유야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이중의 가장 큰 것은 아마도 연구결과가 현장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연구는 시간과의 싸움인데 많은 시간을 할애해서 연구를 하면 학교일(아마도 행정적인 업무)은 뒷전에 두고 사익만을 추구한다고 주변에서 좋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 연구할 시간이 있으면 그 시간에 교재 연구를 한다거나 학생 상담을 한다거나 아니면 학교 업무를 더 맡아서 하라는 것이 보통의 주장이다. 중, 고등학교 현장은 대학의 연구처럼 엄격한 논리에 의하여 체계적인 이론을 세우거나 현상을 이해하는 활동 등을 반기지 않는다.

 

언젠가부터 교사도 대학 교수처럼 연구자가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학계로부터 흘러나온다. 이러한 주장의 배경에는 상아탑에서 연구한 연구결과가 일반적이고 추상적이어서 학교 현장에 이를 적용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대학교수는 학교현장을 잘 모르기 때문에 여기서 발생하는 여러 현상을 날카롭게 바라보고 기술하는데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런 역할을 하는데 교사만큼 적당한 인물이 없다는 것이 요지이다. 대학교수와 현장교사가 협업하여 연구를 진행하면 어느 한쪽만이 진행했을 때 오는 연구오류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학교 현장에서 교사를 위한 연구대회는 매년 있었다. 현장연구대회나 연구학교 또는 시범학교의 형태로 존재해왔다. 그러나 이런 대회가 사실 학계에서는 인정을 해주지 않는 실정이다. 전문연구자가 보기에 이 연구가 허술하기 때문이다. 연구설계는 고사하고 방법론이나 결과를 해석하는 과정에서 임의적으로 해석하거나 대충 얼버무려서 끝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연구대회는 단지 형식으로만 그칠뿐 학계의 그림자에도 미치지 못한다.

 

교사가 대학의 전문연구자처럼 학교현장에서 전문적인 연구를 한다면 과연 그 모습은 어떠할까? 이론적인 연구야 대학의 전문연구자를 따라가기 어렵겠지만 현장의 모습을 기술하고 해석하는 연구를 진행한다면 이는 어느 면에서 대학의 전문연구자보다 뛰어날 수 있다. 연구설계와 방법론에 관한 체계적인 훈련을 받았다면 교사도 현장에 남아서 충분히 전문적인 연구를 수행할 수 있다. 문제는 '교사가 하는 현장연구에 교사만의 색깔과 시각이 얼마나 진지하게 묻어나는가' 이다. 대학의 전문연구자들이 바라보지 못하고 해석하지 못하는 시각을 제시해야 그들에게 인정을 받을 수 있고 하나의 연구분야로서 자리메김 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 과연 새로운 시각과 해석능력은 어떻게 길러질 수 있는지 고민해 봐야 한다. 관심 있는 분야의 책을 많이 보면 시야가 넓어지고 깊어질까? 아니면 어떤 현상에 대해서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분석해야 가능한가? 연구방법이 체계적인만큼 연구결과의 해석도 새로워야 둘의 조화가 가능하고 제대로 된 연구로 인정받을 수 있다.

 

위에서 적은 현장연구자가 인정받기 위한 전제는 뭐니해도 학교현장에서 현장연구를 장려하고 현장연구자에게 보상을 줄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함이다. 이런 것이 없는 순수한 호기심적인 연구열정은 오래 가지 못하리라 본다. 이것을 발판으로 전문적인 연구기관에 이직할 것이라면 모를까 학교현장에 남아서 순수한 열정으로 지속적으로 현장연구를 한다는 것은 엄청난 열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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